김명진l 2011-06-06l 조회수 3499
인생의 방향을 놓고 고민하는 사람이 조언을 청해온다면 무슨 말을 해줄 수 있겠느냐고 묻자 그는 하려는 일이 자기 인생에서 정말 하고 싶은 일인지 그것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.
“먼저 자기 자신을 마주 봐야 해요. 이 일이 정말 하고 싶은가 아니면 그것이 성공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결과나 외양에 시선이 꽂혀서 하고 싶어 하는가를 구분해야 한다는 거죠. 글을 쓰고 싶다면 ‘글을 써서 뭐할 건데?’부터 대답할 수 있어야 해요. 상을 타고 이름을 알리고 돈을 번다? 이건 아니죠. 그렇게 성공하는 사람은 열 명 중 한 명이 될까 말까 해요. 전부 죽자 사자 하는 건데,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간을 버티게 해주는 힘은 결국 ‘동기’밖에 없습니다. ‘내가 이걸 왜 하고 싶어 하나’가 분명해야 해요. 내가 7년을 버틸 수 있었던 것도 글을 쓰지 못하면 죽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어요. 직장도 그만두고 가정도 내팽개친 사람이나 다름없었어요. 나는 스스로 존재감을 느끼고 내가 인간적으로 가치 있다고 느끼는 순간이 아내일 때도, 엄마일 때도 아니고 오로지 글을 쓸 때뿐입니다. 그런 면에서 한없이 이기적인 사람일 수도 있지만요.”
“글을 쓸 수 없다고 하면 내 인생은 사는 의미가 없다”고 단언하던 그를 바라보며 "내 심장을 쏴라"에 그가 적어둔 ‘작가의 말’이 떠올렸다. 그는 이 소설을 쓰게 만든 질문이 “운명이 내 삶을 침몰시킬 때,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?”였다고 했다.
- 김희경 작가의 <내 인생이다>에 실린 '정유정' 작가 인터뷰 중에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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*정유정 작가는 <내 심장을 쏴라>로 세계문학상을, <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>로 세계청소년문학상 수상, 최근 <7년의 밤>이라는 신작을 내놓았으며, 전업작가가 되기 위해 서른여섯 살에 인생의 방향을 틀고 마흔 두 살에 등단한 작가.
*논문 외에 다른 것을 드러내놓고 읽는 것은 사치스럽다고 여겨질런지 모르겠지만,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읽기, 글 읽기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올림. ^^*