[새소식] 정가진교수-무균실서 정제된 미생물로 빵 만든다.

2012-08-22l 조회수 5581

건강식품을 선호하는 분위기와 맞물려 천연 발효 빵이 인기를 끌고 있다. 건포도, 복숭아, 사과에 이스트균을 배양한 뒤 발효과정을 거쳐서 만든 빵이다. 소화가 잘되고 건강에도 좋다.

이를 토대로 국내 연구진이 효모를 발효시켜서 빵을 만드는 방법을 새로 개발했다. 정가진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지난해 5월부터 캠퍼스 내에 벤처기업인 ㈜정가진면역연구소를 만들고 효모 실용화에 나선 결과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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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 교수는 유산균의 항암 및 항바이러스 효과를 면역학적 관점에서 증명하려고 노력했다. 이런 과정에서 유산균 배양액으로 숙취해소 음료와 탈취제, 식품첨가물을 만드는 방법을 연구했다. 유산균 배양액으로 두부까지 만들었다.


이번에는 포도에서 분류한 효모로 빵을 만들었다. 그는효모가 빵을 만드는 데 쓰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. 고향 선배가 효모를 빵에 접목해 보자고 제안하면서 시작했다고 말했다.

연구팀은 기존 천연 발효 빵과 다른 제조방법을 택했다. 천연 발효 빵은 효모균과 유산균을 섞어서 발효시키는 방식으로 만든다. 이 과정에서 다른 균이 들어갈 수 있다. 반면 효모 빵은 순수하게 효모만 사용하고 다른 균이 들어가지 않는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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다른 균이 들어가지 않으니 맛과 향이 차이가 난다. 천연 발효 빵은 발효과정에서 나온 시큼한 냄새가 빵에 그대로 남는다. 심하면 막걸리 냄새가 나기도 한다. 맛과 향이 시큼해서 빵 본래의 맛과 향을 느낄 수 없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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반면 효모 빵은 시큼하지 않다. 빵 고유의 맛과 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. 특히 효모 빵에 사용하는 효모는 산화기능을 막는다. 산화기능은 세포, 조직에 산소 공급이 결핍되는 상태로 빈혈의 원인이 된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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연구팀은 지난해 10월 제과업체인 ㈜본비반트와 함께 효모 빵 실용화에 나섰다. 현재 본비반트의 제과점인 브레드박스 지점에서는 식빵, 바게트 등 30여 종의 효모 빵이 팔리고 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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정 교수는무균실에서 정제된 미생물을 사용하므로 건강에 더 좋다. 앞으로는 유산균과 효모를 활용해서 장()의 건강을 도와주고 비만을 억제하는 빵을 만들겠다고 말했다.

 

[동아일보 2012.08.22 기사 링크]